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개발도 잘해지고 싶고 똑똑해지고 싶고 투자 공부도 하고 싶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일도 잘하고 싶고 사회생활도 잘하고 싶고...

욕심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생각을 의도적으로 비우려고 한다.

 

그리고 자기객관화가 되면 내 능력의 불확정성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얼마전에 회사에서 전 직원 대상으로 발표를 했었다. 수 백명의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처음에 내가 이걸 해야한다는 것에 매우 떨렸다. 그날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발표 피피티를 만들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쨌든 꾸역꾸역 초기버전의 미완성 피피티를 만든 후 팀 내에서 리허설을 했다.

당연히 발표 내용을 잘 숙지하지 못해 발표 도중에 끊기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그 부분을 더 보완하고 공부해서 다시 피피티를 수정하고 리허설을 했다.

좀 더 나아졌다. 막힘이 적어지고 내가 전하는 지식이 사실이라는 확신을 서서히 얻게 되었다.

내가 발표 내용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장표에 대해 따로 대본을 만들어놓지 않고도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장표 내용을 통해 남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전날에는 퇴근 후 러닝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날에도 출근해서 굳이 ppt를 보면서 어떻게 말해야할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장표 내용을 내가 이해했는지만 판단했다.

이해를 했다면 이해한 내용을 말하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대에 올라가 발표를 마쳤고 반응도 좋았다. 내 발표가 가장 재밌었다고 했다.

 

이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여러번의 trial & error 를 반복하며 예상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간하는 능력이 생겨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편안해진다?

아니면 그냥 생각을 비우고 긴장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대처해라?

아니면 발표를 빨리 끝마치려는 자기중심적인 마음에서 벗어나서 청중에게 내가 전하는 지식이 이해될 수 있도록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라?

 

뭐가 됐든 좋은 경험인건 확실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을 때 외면하지 않아야겠다.